한국기업 “현명하게 일하자” 새로운 경영이념
한국의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사원이 질문을 했다. “실적에 따른 성과급제가 아니면, 사원들이 불만을 가지지 않을까요?” “급여가 같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퇴사하는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희 회사의 사원은 대부분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회사 소개를 담당하는 미라이공업 직원의 대답에 11명의 한국 사원들은 복잡한 표정이었다.
기후현의 전기설비 제조업체인 미라이공업에게 연간 3천명이나 한국기업으로부터 견학요청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째서일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견학풍경을 엿보았다.미라이공업은 연극 단원이었던 야마다 아키오 사장이 1965년에 설립했다. 급여는 연공서열로 성과급주의를 채택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정년을 70세로 늘리고, 60세 이후에도 급여를 삭감하지 않는다. 하루 근로시간은 7시간 15분으로 잔업은 원칙적으로 없다. 연간휴일 일수는 140일. 그래도 창업 이래, 적자는 없다. 일본기업의 특징 중 하나인 “호렌소(보고, 연락, 상담)”도 없다. 사원이 좋다고 판단하면 새로운 일이라도 상사에게 상담하지 않고 행동해도 좋다.자율적인 행동을 인정하면 사람은 더욱 일한다고 하는 성선설에 입각한 경영이다. 야마다 사장은 “제게는 어떠한 상담을 하지 않아요.”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열정적인 직원들이 실적을 위해 서로 경쟁하고 경계하는 이미지가 강한 한국기업. 미라이공업은 그것과는 정반대이다. 성과주의가 일반화된 일본 기업사회에서도 미라이공업은 드물다. 한국기업은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 것일까.
이번 연수 일정을 만든 한국 글로벌비지니스컨설팅(GBC) 회사의 임해성 사장은 96년 이래로 일본기업 430사를 방문하고,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그 내용은 시대와 함께 변화했다. 90년대는 도요타 생산방식이 대표되었던 모노즈쿠리 현장의 개선사례가 중심이었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어떡하면 사원이 창의력 있는 일을 하는 조직으로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조직문화나 종업원만족 관련 연수가 각광을 받게 되었다.
임 사장은 “워크 스마트(현명하게 일하자)라는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과도한 경쟁은 사회는 폐해를 낳았고, 근로자의 의욕을 꺾었다. 중국 등의 추격도 거세다. 삼성 등의 한국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경영이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미라이공업에는 삼성 간부임원도 방문했다.
임해성 사장은 말한다. “미라이공업과 같은 경영을 하는 것은 대개의 기업에서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배운 것은 앞으로 한국기업의 경영에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인의 절반정도의 일본인이 미라이공업을 견학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이런 경영방식은 우리로서는 무리.”라며 고개를 젓고 돌아간다고 한다. 야마다 사장은 “일본의 대기업은 거의 오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기업은 매우 적극적이고 의욕적입니다.”고 말했다. 좋은 사회를 만들려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국 기업의 현재를 느낄 수 있었다.